"'ESG 원조' 농협, 명품펀드로 승부…출혈경쟁 대신 고객 신뢰 확보 올인"

입력 2021-04-28 17:14   수정 2021-04-29 02:36

“출혈 경쟁하지 않고 명품 펀드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올초 NH아문디자산운용 수장이 된 박학주 대표(사진)는 석 달간의 업무 파악을 마치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직접투자 열풍에 위기에 놓인 자산운용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정도(正道)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했다. 그는 “수탁액 확대, 수익률 향상도 중요하지만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다시 발길을 돌리기 위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필승코리아펀드’로 관심을 끌었다. 일본의 수출 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로도 불렸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투자하는 ‘100년기업그린코리아펀드’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 대표는 “투자자의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 전기차 등 유행에 휩쓸려 펀드가 만들어졌을 때 투자자들에겐 그 시점이 고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친환경 수소경제 테마와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반 공모펀드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인공지능 관련 펀드, 글로벌ESG, ESG채권펀드 등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토대로 2025년 수탁액 100조원, 업계 5위를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4년 후 업계 순위를 현재보다 두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지주계열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ETF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해선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수수료를 낮추는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으로는 좋은 ETF가 나올 수 없다”며 “제대로 된 명품을 만들려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지금 시장은 인기 있는 상품을 복제해 판매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농협손해보험 자산운용부 단장(CIO),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CIO) 등을 거친 ‘운용 전문가’인 그는 향후 유망 투자처로 미국 회사채를 꼽았다. 경기 회복기에 회사채 등급이 상향되면 금리가 떨어지면서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최대 운용사인 아문디와의 합작형태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신한자산운용이 BNP파리바와 결별하는 등 합작형태의 운용사가 차츰 사라지고 있지만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아문디와 ESG투자 방법론, 프로세스뿐 아니라 전반적인 ESG 체계와 관련해서도 세부적인 노하우를 교류하고 있다”며 ESG 분야에서 향후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박 대표는 “ESG는 이미 농협에 내재화된 DNA”라며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농협은 본래 그 정체성이 공익적”이라며 “모든 의사결정에 ESG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원/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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